폐경 호르몬 요법(MHT, Menopausal Hormone Therapy)은 부족해진 에스트로겐을 약물, 패치, 크림 등으로 보충해 주는 치료입니다.
과거에는 ‘회춘의 묘약’으로 불렸다가 한때 ‘발암 물질’ 취급을 받기도 했지만, 최신 연구들은 “적절한 시기에 시작하면 득이 실보다 훨씬 크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3가지 진실을 확인해 보세요.
진실 1: 암보다 무서운 건 ‘시기’
호르몬 치료의 성패는 ‘언제 시작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를 ‘기회의 창(Window of Opportunity)’이라고 부릅니다.

- 골든타임: 폐경 후 10년 이내 또는 60세 이전에 시작하는 경우입니다. 이 시기에 호르몬을 보충하면 혈관이 젊게 유지되어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오히려 30~50% 감소하고, 전체 사망률도 낮아집니다.
- 위험 시기: 폐경된 지 10년이 훨씬 지나(60세 이상) 혈관이 이미 노화되고 딱딱해진 상태에서 뒤늦게 고용량 호르몬을 투여하면, 혈관이 막히는 혈전이나 뇌졸중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즉, “시작하려면 빨리하고, 늦었다면 신중해야 한다”가 정답입니다.
진실 2: 유방암 위험, 과연 얼마나 클까? (팩트 체크)
가장 두려워하는 유방암 위험, 실제 수치로 비교해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릅니다.

- 위험도 비교: 호르몬 요법을 5년 이상 장기 지속할 경우 유방암 발생 위험이 약간 증가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매일 와인 한 잔을 마시는 것’이나 ‘비만(과체중)’으로 인한 위험 증가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 약의 종류: 자궁이 없는 여성(자궁 적출)이 ‘에스트로겐 단독 요법’을 쓸 경우, 유방암 위험은 오히려 감소하거나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자궁이 있는 여성이 쓰는 ‘복합 요법(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에서만 위험이 미세하게 증가합니다.
진실 3: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다 (심혈관 & 뼈)
유방암이라는 작은(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얻을 수 있는 건강상의 이득이 훨씬 큽니다.

- 골다공증 예방: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골다공증 예방 치료제입니다. 척추 및 고관절 골절 위험을 30~40% 낮춰줍니다. 고관절 골절의 사망률은 유방암보다 높습니다.
- 대장암 감소: 호르몬 요법을 받는 여성은 대장암 발생 위험이 약 37% 감소합니다.
- 삶의 질 회복: 안면홍조, 발한, 불면증, 질 건조증 등 여성을 괴롭히는 갱년기 증상을 90% 이상 즉각적으로 호전시킵니다.
4. 호르몬 요법 득실 비교표 (한눈에 보기)
냉정하게 저울질해 보세요.
| 구분 | 호르몬 요법의 혜택 (Benefit) | 호르몬 요법의 위험 (Risk) |
| 확실한 효과 | 안면홍조, 발한, 수면장애 개선 | 정맥 혈전색전증 (피 떡) 증가 |
| 장기적 이득 | 골다공증 및 골절 예방 | 유방암 미세 증가 (5년 이상 시) |
| 추가 이득 | 대장암 위험 감소, 당뇨 예방 | 담낭 질환 위험 약간 증가 |
| 조건부 이득 | 심혈관 질환 예방 (조기 시작 시) | 뇌졸중 위험 (고령 시작 시) |
결론: 갱년기 증상으로 삶이 힘든 50대 초반 여성에게는 호르몬 요법이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5. 절대 하면 안 되는 사람 (금기 대상)
아무리 좋아도 다음의 경우에는 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없습니다.

- 유방암: 현재 앓고 있거나 과거 병력이 있는 경우.
- 진단되지 않은 질 출혈: 원인을 모르는 출혈이 있다면 자궁내막암 확인이 우선입니다.
- 혈전 질환: 심부정맥 혈전증, 폐색전증, 뇌졸중 병력이 있는 경우.
- 심각한 간 질환: 활동성 간염 등 간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 경우.
6. 자주 하는 질문(FAQ)
Q1. 호르몬 약을 먹으면 살이 찌나요?
오해입니다. 갱년기에 살이 찌는 것은 호르몬 ‘부족’으로 인한 기초대사량 저하와 나잇살 때문입니다. 호르몬 치료를 하면 오히려 복부 지방 축적을 막고 대사 기능을 개선해 체중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단, 초기에 수분 저류로 일시적인 부기가 있을 순 있습니다.)
Q2. 언제까지 먹어야 하나요?
정해진 기간은 없습니다. 보통 증상이 가장 심한 5년 정도 유지하다가 서서히 용량을 줄여 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골다공증 위험이 크다면 의사와 상의하여 더 길게 유지하기도 합니다. 매년 유방암 검진을 받으며 득실을 따져 결정합니다.
Q3. 주사, 패치, 먹는 약 중 뭐가 좋나요?
간이 안 좋거나 혈전 위험이 걱정된다면 피부로 흡수되는 패치나 크림(경피제)이 안전합니다. 하지만 사용 편의성은 매일 한 알 먹는 경구약이 좋습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의사가 적절한 제형을 처방해 줍니다.
7. 출처
- 북미폐경학회(NAMS) 2022 호르몬 요법 가이드라인
- 대한폐경학회 폐경 호르몬 요법의 득과 실
- 서울아산병원 건강칼럼 호르몬 치료 바로 알기
- 삼성서울병원 갱년기 클리닉 유방암과 호르몬
- 미국 국립보건원(NIH) WHI 연구 재분석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