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가 80%인 이유, 주방에서 나오는 ‘조리흄’의 경고

“평생 담배는 입에도 안 댔는데 폐암 4기라니요?”

진료실에서 의사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여성 폐암 환자의 약 87.5%는 흡연 경험이 전혀 없습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들의 폐를 망가뜨리는 주범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주방을 지목합니다. 요리할 때 발생하는 초미세먼지와 발암물질 덩어리인 조리흄(Cooking Fumes)이 흡연만큼이나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주부들을 위협하는 주방 속 폐암의 원인과 예방법을 숫자로 분석해 드립니다.

1. 충격적인 통계: 여성 폐암 환자의 87.5%는 비흡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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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폐암이 남성들의 질병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국립암센터의 통계를 보면 상황이 다릅니다. 전체 여성 폐암 수술 환자 중 흡연 경력이 있는 사람은 12.5%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87.5%는 비흡연자였음에도 폐암에 걸린 것입니다.

이들은 주로 폐의 가장자리에서 발생하는 선암(Adenocarcinoma) 진단을 받습니다. 선암은 흡연과 관련성이 낮은 대신, 특정 유전자 변이(EGFR)나 환경적 요인, 그중에서도 조리흄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2. 고등어 구울 때 미세먼지, 대기 기준치의 20배

조리흄이란 기름을 고온으로 가열할 때 나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초미세먼지가 뒤엉킨 연기를 말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이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습니다.

환경부 실험 결과에 따르면 밀폐된 주방에서 요리할 때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농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요리 종류발생 초미세먼지 농도 (㎍/㎥)대기질 ‘매우 나쁨’ 기준 (76㎍/㎥) 대비
고등어 구이2,290약 30배
삼겹살 구이1,360약 18배
계란 후라이1,130약 15배
볶음밥183약 2.4배

즉, 환기 없이 고등어를 굽는 것은 미세먼지가 최악인 날 마스크 없이 야외에서 숨을 쉬는 것보다 30배나 더 폐에 해롭습니다.

3. 폐를 지키는 주방 환기 수칙 3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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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후드는 소리가 시끄러워서 끄고 요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폐암 예방을 위해서는 다음 3단계를 습관화해야 합니다.

  1. 요리 시작 전 켜기: 가스 레인지나 인덕션을 켜기 전, 후드를 먼저 켜서 공기 흐름을 만듭니다.
  2. 요리 중 창문 열기: 후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맞바람이 치도록 주방 베란다나 거실 창문을 열어 자연 환기를 병행해야 오염물질이 10배 빨리 빠져나갑니다.
  3. 요리 끝난 후 10분 더: 요리가 끝났다고 바로 끄지 마세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잔류 미세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최소 10분 이상 후드를 더 켜두어야 합니다.

4. 또 다른 숨은 원인: 침묵의 살인자 ‘라돈’

비흡연 폐암의 또 다른 원인은 라돈 가스입니다. 라돈은 토양이나 암석, 건축 자재(콘크리트, 석고보드)에서 나오는 방사성 기체입니다.

  • 특징: 색도 냄새도 맛도 없습니다.
  • 위험성: 공기보다 무거워 바닥에 깔리며,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가면 폐 조직을 파괴합니다.
  • 예방: 하루 3번, 10분 이상 집 전체를 환기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특히 겨울철 난방으로 밀폐된 실내에서 라돈 농도가 높아지기 쉽습니다.

5. 자주 하는 질문(FAQ)

Q1. 인덕션을 쓰면 폐암 걱정이 없나요?

가스 레인지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는 줄일 수 있지만, 조리흄은 기름과 식재료가 탈 때 나오는 것이므로 인덕션을 써도 똑같이 발생합니다. 인덕션 사용자도 반드시 후드를 켜야 합니다.

Q2. 어떤 기름을 써야 안전한가요?

발연점(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온도)이 높은 기름을 써야 합니다. 튀김이나 구이 요리에는 발연점이 높은 아보카도 오일, 포도씨유, 카놀라유가 좋으며, 발연점이 낮은 올리브유(엑스트라 버진)나 들기름은 가열 요리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Q3. 마스크를 쓰고 요리하면 도움이 되나요?

네, 큰 도움이 됩니다. 요리할 때 KF94 등급의 마스크를 착용하면 초미세먼지와 조리흄 흡입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습니다. 급식실 조리 종사자들에게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이유입니다.

6. 출처

  1. 국립암센터 국가암등록사업 연례 보고서
  2. 환경부 주방 조리 시 오염물질 저감 가이드라인
  3.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 발암물질 분류
  4. 대한폐암학회 폐암의 원인과 예방 정보
  5. 미국 환경보호청(EPA) 라돈의 위험성과 건강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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