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에 5mm 크기의 간유리 음영이 보입니다. 6개월 뒤에 다시 찍어봅시다.”
의사 선생님의 이 말은 사형 선고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수술해야 하는 건 아닌지, 6개월 동안 암이 퍼지면 어떡할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간유리 음영이 바로 폐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간유리 음영은 폐암(특히 선암)의 아주 초기 단계일 수도 있지만, 단순히 지나가는 염증 흔적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이 흐릿한 점이 언제 진짜 폐암으로 변하는지, 그 위험 신호를 3가지 기준으로 분석합니다.
1. 간유리 음영(Ground Glass Opacity)이란?

흉부 CT를 찍으면 폐는 공기로 차 있어 검게 보여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마치 유리에 김이 서린 것처럼 뿌얗게 보이는 부분이 발견되는데, 이를 간유리 음영(GGO)이라고 부릅니다.
- 특징: 뼈나 돌처럼 하얗고 진하게 보이는 고형 결절(Solid Nodule)과 달리, 속이 비치듯 흐릿합니다.
- 원인: 일시적인 감염(폐렴, 결핵 흔적), 폐 섬유화, 또는 초기 폐암(전암성 병변)일 수 있습니다.
2. 모양이 운명을 결정한다: 순수 vs 혼합

간유리 음영은 모양에 따라 암이 될 확률(악성도)이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 순수 간유리 음영 (Pure GGO): 전체가 균일하게 뿌연 상태입니다. 암이라 해도 제자리암(0기)이거나 진행이 매우 느린 거북이 암(미세침윤성 선암)일 확률이 높습니다. 3~5년 동안 크기 변화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 혼합 간유리 음영 (Part-solid GGO): 뿌연 유리 음영 안에 하얀 심지(고형 성분)가 섞여 있는 상태입니다. 이 하얀 부분이 커진다는 것은 암세포가 뭉치며 침윤(Invasion)을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가장 위험한 형태입니다.
3. 추적 관찰의 기준: 크기 5mm와 3년
왜 병원에서는 바로 떼어내지 않고 지켜보자고 할까요? 간유리 음영 형태의 폐암은 진행 속도가 매우 느려서, 수술로 인한 손실(폐 절제)보다 지켜보는 이득이 클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국제 가이드라인(Fleischner Society)에 따른 대처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결절 종류 | 크기 기준 | 대처 방법 |
| 순수 간유리 음영 | 5mm 이하 | 추가 검사 불필요 (무시 가능하거나 1년 뒤 체크) |
| 순수 간유리 음영 | 5mm 초과 | 1년 단위로 CT 촬영하며 변화 관찰 (최소 3년 이상) |
| 혼합 간유리 음영 | 고형 성분 5mm 미만 | 6개월 뒤 재검사 후 변화 없으면 1년 단위 관찰 |
| 혼합 간유리 음영 | 고형 성분 5mm 이상 | 조직 검사 또는 수술 고려 (폐암 가능성 높음) |
4. 언제 수술해야 할까? (위험 신호 3가지)

추적 관찰 중에 다음 3가지 변화가 나타나면, 더 이상 ‘씨앗’이 아니라 ‘암’으로 자란 것으로 보고 수술을 결정해야 합니다.
- 크기 증가: 전체 크기가 2~3mm 이상 커졌을 때.
- 농도 변화: 흐릿하던 것이 점점 진해지거나, 내부에 하얀 심지(고형 성분)가 새로 생겼을 때.
- 모양 변화: 둥글지 않고 표면이 뾰족뾰족해지거나, 주변 혈관을 끌어당기는 모양이 보일 때.
5. 자주 하는 질문(FAQ)
Q1. 간유리 음영이 저절로 사라지기도 하나요?
네, 흔합니다. 처음 발견된 간유리 음영의 약 30~50%는 단순 염증이나 출혈 흔적이라서, 3개월 뒤 다시 찍어보면 감쪽같이 사라져 있습니다. 그래서 첫 발견 시 항생제를 쓰고 재촬영을 하기도 합니다.
Q2. 암이 될 확률은 얼마나 되나요?
사라지지 않고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간유리 음영(지속성)의 경우, 약 10~60%가 전암성 병변이나 초기 폐암으로 진단됩니다. 하지만 ‘암’이라고 해도 1기 초기인 경우가 많아 생존율은 95% 이상으로 매우 높습니다.
Q3. 조직 검사로 미리 알 수 없나요?
간유리 음영은 조직이 너무 흐물흐물하고 크기가 작아서, 밖에서 바늘을 찌르는 총생검(Biopsy)으로 암세포를 채취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CT 영상만으로 추적하다가, 암이 확실해 보일 때 수술로 떼어내며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6. 출처
- Fleischner Society: 2017 폐 결절 관리 가이드라인 (Guidelines for Management of Incidental Pulmonary Nodules)
- 서울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간유리 음영과 조기 폐암 정보
-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폐결절 진료지침
- 미국 흉부외과 학회(AATS): 폐암 선별 검사 가이드라인
- 국가암정보센터: 폐암의 진단 및 검사
“폐암의 씨앗 ‘간유리 음영’, 3년 추적 관찰 중 5mm 커지면 암일까?”에 대한 1개의 생각